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
🔖 세상은 대단히 복잡하고 풍요롭고 이상한 곳인데, 그렇기 때문에 더할 나위 없이 경이로운 곳이죠. 이런 복잡성이 단순함에서 초래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아무것도 없는 무의 상태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더없이 놀랍고 비범한 개념입니다. 그리고 그런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지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게 된다는 건 대단히 근사한 일입니다.
🔖 녀석의 행동에 혐오감을 느끼는 건 인간 세상에나 어울리는 잣대를 적용하는 우를 범하는 짓이다.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에 자리를 잡고, 서로 다른 방식으로 생존하는 법을 배운다. 우리에게 성공적인 것이 도마뱀에게는 그렇지 않고, 그 반대 역시 마찬가지다.
🔖 우리의 종에 대해 도무지 알 수 없다고 생각한 건 우리가 선이라고 부르는 것과 악이라고 부르는 것을 구분하려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악한 것의 이미지를 우리 밖에서, 선이니 악이니 하는 것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동물들에게서 찾아내곤 역겨워하고, 그런 반면 자기 자신은 선하게 여긴다. 그 동물들이 적당히 역겹게 굴지 않으면 염소를 던져 준다. 그 동물들은 염소를 원치도 않고, 그게 필요하지도 않다. 만약 그걸 원했다면 스스로 구했을 것이다. 염소에게 일어난 유일하고도 철저하게 역겨운 일은, 사실상 우리가 저지른 짓이다.
🔖 우리가 그 한계에 얼마나 근접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시야가 어두워질수록 우리는 더 빨리 내달린다. 마지막으로 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한 가지 더 있는데, 나는 이것 말고 더 필요한 이유는 없다고 믿는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코뿔소와 앵무새와 카카포와 돌고래를 지키는 데 인생을 거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그들이 없으면 이 세상은 더 가난하고 더 암울하고 더 쓸쓸한 곳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